폭염에 매일 수천명씩 '우르르'..'론 뮤익' 50만 돌파

2025.07.11. 오전 10:52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 속에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시민들의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최근 관람객이 급증하며 평일에도 수백 미터의 줄이 이어졌고, 주말에는 특별 주차단속이 이뤄질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연인, 가족 단위 방문객뿐 아니라 미국, 독일, 중국 등 해외 관람객까지 몰리면서 문화예술계는 ‘역대급 성수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문화계는 특히 여름방학 시즌이 시작되는 7월부터 9월까지를 관람객 유치의 주요 시기로 보고,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 한 달간 총 3개의 특별전과 상설전에서 큐레이터의 해설이 포함된 ‘야간 특별 해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진행되며, 관람객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은 9월 7일까지 국악과 관련된 공연 영상들을 소개하는 특별 전시를 선보이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전시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적인 조각가 론 뮤익(Ron Mueck)의 개인전이다. 지난 상반기 동안 관람객 50만 명 이상을 끌어모은 이 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 회고전으로 오는 13일 막을 내린다. 동시에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 상설전 역시 서울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마련된 대형 기획 전시로, 주말마다 시간당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

 

사설 전시 분야에서도 이목을 끄는 전시들이 잇따르고 있다. 예술의전당에서는 오는 9월 21일까지 ‘마르크 샤갈 : 비욘드 타임’ 전시가 열리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원화 7점과 미디어아트 작품 등이 선보인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오는 13일까지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올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이 전시에는 한국 아티스트가 함께 참여한 공간도 포함돼 화제를 모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행사도 풍성하다. 7월 19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영화·게임·애니메이션의 삽입곡을 중심으로 한 ‘롯데 OST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대중적인 선곡으로 관람 문턱을 낮췄다. 예술의전당에서는 오는 18일부터 8월 23일까지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도 진행된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이 페스티벌은 매년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어 조기 예매가 필수로 꼽힌다.

 

전시뿐 아니라 클래식 공연도 눈길을 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산하 국립청년예술단은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창단 기념 음악회를 선보이며, 세종문화회관은 실험적인 공연예술 프로그램인 ‘싱크 넥스트 25’를 여름 시즌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이처럼 여름철 문화예술 현장은 더위와 함께 ‘관람객 열기’까지 더해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외국인 관람객 수는 22만 명으로 개관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계자들은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이 더운 날씨에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외국인 단체 관람 문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올해 연간 누적 관람객 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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